부적격교사 퇴출, 자질향상책인가? 교육칼럼

부적격교사 퇴출, 자질향상책인가?
부적격교사 퇴출, 자질향상책인가?

마산 MBC 라디오 광장 7월 6일(수) 18: 30~ 19 : 00( AM 990Khz / FM98.9Mhz)


조 : 선생님은 교사니까 교원평가 반대하시죠?

용 : 객관적인 기준만 있다면 교원들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하는 교사보다 시험성적을 올려주는 교사가 우수한 교사 대접을 받는상황에서는 교원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 : 학부모단체들은 교원평가를 해야 한다던데...

용 : 학부모들은 당연히 좋은 선생님에게 자녀들을 맡기고 싶겠지요.
그런데 그 좋은 선생님에 대한 기준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성적을 올려주는 교사를 우수한 교사라고 보느냐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는 교사냐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조 : 교원평가를 2학기부터 반드시 실시하겠다던 교육부가 교원 3단체의 반대로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면서요?

용 : 그렇습니다. 교육부가 독단적으로 강행해 교단의 혼란을 불러 오기보다 교원단체나 학부모단체와 충분한 대화를 거쳐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를 통해 교원정원 확충이나 교원양성·연수체계 개편, 수업시수 감축과 잡무경감과 같은 근무여건 개선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김 : 그런데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를 구성해 논의하는 대신 부적격 교사를 적발해 퇴출하겠다지요?

용 : 부적격교사가 교단에서 물러나야 한다는데는 의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부적격의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해 또 한 번 교직계가 몸살을 앓을 것 같습니다.

조 : 어떤 교사를 부적격 교사라고 보는지요?

용 : 교육부는 부적격 교원의 범위를 ‘명백한 범법자와 신체·정신적 질환으로 직무수행이 곤란한 자’로 한정한다'고 이렇게 추상적으로 부적격교사를 선정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문제는 부적격 교원에 대한 기준과 시각이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 그리고 교육당국 모두 제각각으로 다르다는데 있습니다. 부적격 교원 처리 대책에는 합의했지만 부적격의 범위나 부적격자 판별 방법 및 절차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특히 학부모 단체는 부적격의 범위를 최대한 넓히는 동시에 실질적인 퇴출 방안을 요구하는 반면, 교원단체는 현행 법령으로 처리 가능한 만큼 그러한 비리나 불법이 자행되지 않도록 교육여건 개선에 치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총론에는 합의했으나 각론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지요.

김 : 일반적으로 부적격 교사란 ‘학부모나 학생들의 원성을 듣고 있는 교사’들을 부적격교사로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용 :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이라는 교육단체가 내놓은 부적격교사 기준을 보면

(1)수업지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교사, (2)수업연구 및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교사, (3)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교사, (4)학생들의 문제나 고민에 무관심한 교사, (5)학급경영능력이 부족한 교사, (6)장기 결근하는 교사, (7)생활지도능력이 부족한 교사, (8)건강상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교사, (9)정신 및 정서적 장애가 있는 교사, (10)언어와 신체적 접촉 등의 성희롱을 하는 교사, (11)제자를 성폭행 하는 교사, (12)훈육을 넘는 폭언, 폭력을 행사하는 교사, (13)업무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교사, (14)촌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교사, (15)편애를 심하게 하는 교사, (16)정치활동에 참여하는 교사, (17)성적조작, 문제유출, 답안지교체 등 성적비리 교사, (18)동료교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교사, (19)학교경영에 비협조적인 교사 등 대단히 추상적으로 부적격교사를 분류하고 있어 많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

조 :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부적격교사를 교단에 설 수 없도록 법적으로 퇴출시키거나 처벌이 가능한 일입니까?

용 : 형사범이 아닌 이상 현직교사를 법적인 처벌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교원으로서 품위나 자질미달에 해당 돼 교육자로서 그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절차에 따라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앞에서 예를 든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이라는 시민단체가 제시한 부저격교사의 경우 부적격에 대한 정의가 대단히 추상적이기 때문에 기준을 보는 시각에 따라 징계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김 : 교직사회에 ‘부적격교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몇 사람의 부적격교사를 징계를 통해 퇴출시킨다고 해도 계속해서 징계를 반복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용 : 물론입니다. 저는 교단에 교원으로서 자질미달이라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교사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제교사를 색출해 처벌하는 징계라는 극약처방이 아니라 교원의 양성과정이나 연수과정을 통해 좋은 교사가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또 부단하게 연수를 통해 자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 :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왜 그런 노력들을 하지 않았습니까?

용 : 현실적으로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지금도 교원연수라는 게 있긴 있습니다. 그런데 승진제도의 문제점 때문에 연수가 교원의 자질향상을 하기보다 점수를 따서 승진을 하는 과정이 되다보니 자질향상을 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는 학습능력이과 아이들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교육을 하는 교사보다 행정능력이 있는 사람이 승진도 하고 유능한 교사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승진구조로 교장이나 교감이 되고 장학사가 되는 현실에서는 교육자다운 교사는 무능한 교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 : 승진제도의 모순이 교원의 자질향상을 막고 있다는 거군요.

용 :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 교무실에 와 보면 편재가 교과별 교무실이 아니라 교무부 학생부와 같은 행정중심으로 편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능률향상을 위해 교원들 간의 자리를 옆에 앉은 사람이나 앞자리에 안은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도록 칸막이를 해두고 있습니다.
교원들의 대화는 그 자체가 연수입니다. ‘내가 수업을 해보니 이런 방식이 효과적이더라’, 또는 어떤 홈페이지에 가보니 좋은 자료가 있더라‘ 이렇게 정보공유를 통한 연수도 그렇고 무조건 성적만 좋으면 임용에 유리한 채용과정이나 양성과정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시간이 나면 그 문제는 나중에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조 : 처벌보다 사전 연수를 통한 자질향상이 필요하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성장고정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는 말도 있는 데 교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정책적인 차원에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용 : 감사합니다.

김 : 지금까지 합포고등학교 김용택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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